
정부가 외국인 노동자 110만 명 시대에 맞춰 비자별로 흩어져 있던 외국인력 정책을 하나로 묶는 통합 로드맵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용노동부와 더불어민주당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 12명은 5월 12일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외국인 고용정책 개선방향 모색을 위한 토론회」를 공동 개최하고, 분절적으로 운영돼 온 외국인력 정책을 ‘유입–고용–보호–체류–정주’ 전 과정을 아우르는 통합 체계로 재편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 비자별 분절…전주기 통합 추진
국내 외국인 취업자는 정부 발표 기준 110만 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비자 종류별로 소관 부처가 나뉘어 노동시장 수급 관리, 근로조건 보호, 산업안전, 체류 지원이 따로 움직였다. 농업·어업·제조업·서비스업 현장의 실제 수요나 이주노동자 권익 보호가 정책 안에서 종합적으로 다뤄지지 못한다는 지적이 학계와 노동계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고용노동부는 2025년 12월부터 2026년 2월까지 「외국인력 통합지원 TF」를 운영했고, 4월 두 차례 토론회를 거쳐 4월 30일 비상경제본부회의 겸 경제·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외국인력 통합지원 로드맵 추진방향」을 발표했다. 회의를 주재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일하는 모든 외국인을 대상으로 입국부터 귀국까지 전 과정을 통합 관리·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권창준 고용노동부 차관은 토론회에서 이주노동자가 산업현장을 지탱하는 필수 구성원이라고 밝히면서, 외국인 고용정책을 “도입–활용–체류지원–정주를 아우르는 포괄적·통합적 관점”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숙련 외국인력의 숙련 형성을 지원하고 우수 인력의 장기체류 기회를 확대하겠다는 방향도 함께 제시했다.
■ 전문가, “활용 중심 전환” 제안
첫 발제를 맡은 이규용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외국인력 정책을 비자·체류 관리와 노동시장 정책이 서로 연계되지 않는 “분절적 구조”로 진단했다. 그는 정책의 무게중심을 유입 관리에서 활용 중심으로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용진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산업현장의 인력 부족이 단순 노무직을 넘어 숙련 기능직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단순노무직·중숙련직·고숙련직’으로 구분하는 3단계 트랙 도입을 제안했다.
정부 로드맵은 전주기 통합관리 체계 구축, 고용허가제 사업장 이동 제한 완화, 산업안전 및 근로조건 보호 강화를 핵심 축으로 한다. 현행 고용허가제에서 외국인 노동자는 최초 3년 근무 뒤 1년 10개월을 추가해 최장 4년 10개월까지 체류할 수 있고, 1개월 출국 후 재근무를 통해 최장 9년 8개월까지 취업이 가능하다.
사업장 이동은 3년간 3회, 연장 기간 중 2회, 권역 내로 제한돼 왔다. 정부는 이러한 제한을 완화해 장기근속을 유도하고, 체류자격과 관계없이 취업·노동조건·산업안전을 통합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산업현장의 실제 수요는 가파르다. 고용노동부는 2026년 1회차 비전문취업(E-9) 비자 신규 고용허가 배정 규모로 1만5,784명을 책정했고, 이 가운데 제조업이 1만1,275명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농·축산업 2,382명, 어업 1,495명, 건설업 492명, 서비스업 140명 순이다.
■ 상반기 중 로드맵 확정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그간 보고서에서 비전문 인력은 체류 기한 만료 시 귀국시키고 전문 인력은 많이 유치할수록 좋다는 단편적 시각이 비전문 인력의 미등록 체류 증가와 전문 인력 유치 실적 저조라는 이원화된 한계를 낳았다고 지적해 왔다. 이번 로드맵은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정부 차원에서 정면으로 다루는 첫 시도다.
당과 정부는 토론회 결과를 반영해 5월 중 최종안을 마련하고, 상반기 안에 「외국인력 통합지원 로드맵」을 확정·발표할 계획이다. 이주노동자 인권단체에서는 사업장 이동 제한 완화와 산업안전 통합 관리 방향을 환영하면서도, 미등록 체류자에 대한 의료·산재 보호와 사용자 처벌 강화가 함께 담겨야 실효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