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한국 해운사 HMM의 다목적 화물선 ‘나무호’가 5월 4일 오후 미상 비행체 2기의 타격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외교부는 5월 10일 정부 합동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단순 폭발이 아닌 외부의 군사적 공격이었음을 공식 확인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나무호는 5월 4일 오후 3시 30분께(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움 알쿠와인항 인근 해역에서 미상 비행체 2기가 약 1분 간격으로 선미 좌현 평형수 탱크 외판을 잇따라 타격받았다. 폭 약 5m, 깊이 약 7m의 파공이 발생했고, 1차 타격으로 시작된 기관실 화재가 2차 타격으로 확산되며 전력·추진 시스템이 심하게 훼손돼 자력 항해가 불가능한 상태다. 선박은 현재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수리 조선소에 정박해 있으며 수리에 수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나무호에는 한국인 6명과 외국인 18명, 총 24명이 승선해 있었다. 사고 직후 정부는 인명 피해가 없다고 발표했으나, 피격 전후 과정에서 선원 1명이 부상을 입어 치료받은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선원들은 모두 하선해 현지 숙소에서 휴식 중이다.
호르무즈 일대에서는 5월 4일을 전후로 한국·프랑스·중국 선박이 잇따라 피격됐다. 같은 날 프랑스 유조선과 이란의 우호국인 중국 유조선까지 공격을 받아 갑판에 화재가 발생한 사실이 5월 8일과 11일 각각 알려졌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5월 7일 ‘실패한 해방 작전’ 분석 기사에서 미군 지원 아래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 했던 한국과 프랑스 소속 선박 최소 두 척이 작전 48시간 동안 피격돼 회항했다고 보도했다. 5월 11일 기준 누적 22척 이상이 공격당했고 최소 10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란 측 입장은 갈렸다.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국영 매체 Press TV를 통해 한국 국적 선박을 표적으로 공격한 것이 맞다고 밝힌 반면, 주한 이란이슬람공화국 대사관은 한국을 상대로 공격을 시도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고, 이란 의회는 혁명수비대의 입장이 정부 공식 입장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정부 합동조사단은 비행체 엔진 잔해 추가 분석을 거쳐 공격 주체를 규명할 계획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월 4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한국 화물선이 공격받았다며 한국도 호르무즈 작전에 동참할 때라고 적었고, 한국이 호르무즈에서 석유의 43%를 조달한다는 점을 거론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한국 정부는 미 주도 협의체 참여에 대해 신중 검토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 국적 또는 한국 선사 운용 선박이 외국 정규군이 개입한 군사 공격을 당한 사례는 흔치 않다. 가장 가까운 사례는 2021년 1월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된 한국케미호 사건이다. 이번 나무호 피격은 호르무즈 안보 위기와 함께 다국적 선원으로 구성된 한국 해운 산업의 인적 구성을 동시에 드러낸 사안으로 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