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도시로 일하러 온 농민공도 일하는 도시에서 사회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제도를 고쳤다. 출신지 호적에 묶여 사회보장에서 밀려나 있던 약 3억 명에게 길이 열린 셈이다.
중국 국무원은 5월 22일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그동안 농민공은 도시에서 일해도 호적(후커우)이 농촌에 있으면 근무지의 사회보험 체계에 들어가기 어려웠다. 새 조치는 호적이 어디에 있든 실제 일하는 도시에서 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했다. 중국이 자본과 인력의 자유로운 이동을 막는 장벽을 걷어내고 전국을 하나의 시장으로 묶으려는 큰 흐름의 일부로, 노동 보호를 전국 단위로 넓히려는 시도다.
농민공 문제의 뿌리는 호적제에 있다. 중국은 1958년부터 농민의 도시 유입을 막으려 농업 호구와 도시 호구를 나누고 둘 사이의 이동을 제한해 왔다. 농민공은 도시에 살며 일하지만 도시 호적이 없어 양로·의료·실업·산재·출산 등 사회보장에서 사실상 배제됐다. 국경을 넘지는 않았으나 호적의 경계를 넘어 일하는 이들을, 해외 연구자들이 ‘국내 이주노동자’로 부르는 이유다.
규모는 한 나라의 인구에 맞먹는다. 당국 집계 기준 중국의 농민공은 약 2억 9,800만 명에 이른다. 1980년대 개혁·개방 이후 도시로 몰려든 이들은 저임금 노동력으로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올라서는 데 큰 몫을 했지만, 정작 자신들이 일군 도시의 복지에서는 오래 비켜나 있었다.
외신과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를 두고, 불공정할 뿐 아니라 비효율적이었던 제도를 손본 것이라고 평가한다. 호적과 거주지가 어긋난 수억 명이 만일을 대비한 저축에만 매달리면서 소비가 위축됐고, 이것이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아 왔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번 발표가 호적제 자체를 없앤 것은 아니어서, 도시 정착의 문턱과 자녀 교육 같은 더 깊은 차별이 남아 있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이 변화는 한국 독자에게도 남의 일이 아니다. 국내에 거주하는 동포 가운데 상당수가 중국 국적이며, 이들의 본국에서 일어나는 노동·복지 제도의 변화는 가족과 고향의 삶에 직접 닿아 있다. 공교롭게도 한국은 최근 출신국에 따라 갈리던 동포 비자를 하나로 합쳤고, 중국은 출신지에 따라 갈리던 농민공의 사회보장 벽을 낮췄다. 방식은 달라도, 거주와 노동의 실태에 맞춰 권리를 다시 배치한다는 방향은 닮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