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2월 ‘동포 체류자격 통합’ 조치를 시행한 이후 석 달 동안 국내 체류 동포 3만 6천 명 이상이 재외동포(F-4) 체류자격을 취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문취업(H-2)과 재외동포(F-4)로 나뉘어 있던 동포 체류제도가 F-4 중심으로 통합되면서, 동포 정책도 체류 관리에서 정착 지원으로 무게가 옮겨가고 있다.
법무부는 5월 27일 동포 체류자격 통합 이후 3개월간 4만 7,632명이 F-4 체류자격 변경을 신청했고, 이 가운데 3만 6,561명이 변경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나머지 신청 건도 심사 절차가 진행 중이다. 법무부는 2월 12일부터 중국과 구소련 지역 동포에게 발급되던 H-2 사증 발급을 중단하고, 이원화됐던 동포 체류자격을 F-4로 통합했다.
기존 H-2 체류자격은 건설업과 제조업 등 외국인력정책위원회가 정한 단순노무 업종을 중심으로 취업이 허용됐고, 체류 기간도 4년 10개월로 제한됐다. 반면 F-4 체류자격은 단순노무와 일부 서비스직을 제외한 업종에서 취업이 가능하고, 3년마다 체류자격을 갱신할 수 있다. 동포 입장에서는 취업 선택권과 체류 안정성이 넓어지는 변화다.
법무부는 체류자격 통합에 맞춰 정착 지원 체계도 확대하고 있다. 5월 26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신규 동포체류지원센터 14곳에 지정서를 수여하고 간담회를 열었으며, 전국 동포체류지원센터는 37곳으로 늘었다. 법무부는 2008년부터 동포 집중 거주지역을 중심으로 센터를 지정·운영해왔으며, 올해부터는 처음으로 정부 예산을 투입해 운영 기반을 안정화할 계획이다.
이번 조치는 비자 이름을 바꾸는 행정 절차에 그치지 않는다. 특정 업종과 체류 기간에 묶여 있던 동포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일하고 생활할 수 있는 기반을 넓히는 정책이다. 한국 사회 입장에서도 동포를 일시적 노동력으로만 볼 것인지,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정착하도록 지원할 것인지의 기준이 달라지는 지점이다.
다만 F-4 체류자격이 모든 취업을 자유롭게 허용하는 것은 아니다. 단순노무와 일부 서비스직 등 취업 제한은 유지된다. 체류자격 통합 이후 실제 정책 효과를 확인하려면 신청·허가 규모뿐 아니라 전환 이후 취업 안정성, 지역 정착, 조기적응 프로그램 참여, 제도 사각지대 해소 여부까지 함께 봐야 한다.
동포 체류자격 통합은 한국 이민정책이 체류 허용 중심에서 정착 관리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비자 전환은 시작일 뿐이다. 동포가 지역사회 안에서 안정적으로 일하고 생활할 수 있는 지원 체계가 뒤따를 때, 이번 정책은 행정 변화가 아니라 정착 정책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