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보건·돌봄 분야 취업비자 신청이 1년 새 65% 줄었다. 반면 농업 등에서 일하는 계절근로자 비자 신청은 10% 늘었다. 취업이민의 문턱은 높이면서도 자국에서 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단기·계절 업종에는 외국인력을 계속 받아들이는 영국의 선택적 이민정책이 수치로 나타났다.
영국 내무부가 7월 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보건·돌봄 노동자 비자를 신청한 주신청자는 8,50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65% 감소했다. 신청자가 가장 많았던 2023년 11월 기준 연간 16만1,700명과 비교하면 95% 줄었다. 동반가족 신청도 3만5,700명으로 29% 감소했다.
감소세에는 지난해 시행된 이민규제 강화가 영향을 미쳤다. 영국은 2025년 7월 22일부터 해외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돌봄노동자와 선임 돌봄노동자로 새로 취업비자를 신청하는 경로를 중단했다. 영국에 이미 체류하며 해당 업체에서 합법적으로 일하고 있는 일부 외국인은 일정 요건을 갖추면 2028년 7월까지 체류자격을 전환할 수 있다.
영국 정부는 일부 돌봄업체가 실제 수요보다 많은 외국인을 채용하거나 이민당국의 후원 자격을 잃으면서 노동자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사례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착취와 고용주의 의무 위반 문제도 제도 개편의 배경으로 제시했다.
일반 숙련노동자 비자 신청도 같은 기간 3만400명으로 39% 감소했다. 영국은 숙련노동자 비자의 일반 연봉 기준을 3만8,700파운드에서 4만1,700파운드로 올리고, 원칙적으로 대학 졸업 수준에 해당하는 직종을 중심으로 비자를 발급하도록 숙련도 기준을 강화했다.
반면 계절근로자 비자 신청은 4만2,300명으로 전년보다 10% 늘었다. 계절근로자 비자는 연간 발급 한도 안에서 농업 등 특정 업종에 단기간 외국인력을 공급하는 제도다. 이 비자로 입국한 외국인은 가족을 동반할 수 없다.
영국의 변화는 외국인력 도입이 모든 업종에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가족 동반과 장기체류로 이어질 수 있는 취업 경로는 줄이는 반면, 농번기에 필요한 단기 인력은 계속 받아들이고 있다.
돌봄 분야에서 발생한 노동착취와 부실 고용을 막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해외 신규 채용을 중단한 이후에도 충분한 인력이 확보되는지, 서비스 이용자에게 돌봄 공백이 발생하지 않는지는 별도로 살펴야 한다. 계절근로자 증가 역시 단순한 발급 인원보다 임금과 숙소, 계약기간과 사업장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는지를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