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다시 전면전의 갈림길에 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협상에 복귀하지 않으면 다음 주 발전소와 교량 등 기반시설을 공격하겠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이란 항만에 대한 해상봉쇄와 공습을 재개했고, 이란도 중동의 에너지 수송로를 추가로 차단할 수 있다고 맞섰다.
■“다음 주에는 더 나빠질 것”
트럼프 대통령은 7월 14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란의 에너지 시설은 마지막 공격 대상으로 남겨두고 있다면서도, 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발전소와 교량을 타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란에는 협상 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으며, 다음 주에는 상황이 더 나빠질 것이라는 경고도 내놨다.
국내 일부 언론은 이를 “합의하지 않으면 모두 파괴하겠다”고 압축해 보도했다. 다만 현재까지 확인된 발언의 정확한 범위는 발전소와 교량 등 기반시설을 다음 공격 대상으로 거론한 것이다. 미군이 해당 시설에 대한 공격 명령이나 구체적인 작전계획을 공식 발표한 단계는 아니다.
그럼에도 민간 생활과 직결된 기반시설을 공개적으로 공격 대상에 올린 만큼 군사적 위협의 수위가 이전보다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발전소와 교량이 실제 공격받으면 군사시설뿐 아니라 전력·교통·의료 등 이란 국민의 일상에도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미국, 이란 항만 봉쇄·공습 재개
미국은 이란 항만과 연안 지역에 대한 해상봉쇄를 다시 시행했다. 미 중부사령부도 호르무즈해협에서 상선을 공격하는 이란의 능력을 약화하겠다며 이란 내 군사시설을 잇달아 타격했다.
미 중부사령부에 따르면 미군은 지난 7월 7일에도 이란 혁명수비대의 소형 선박과 미사일·드론 관련 시설 등 80여 개 표적을 공격했다. 11일에는 추가 공습을 실시했고, 15일 현재까지 군사작전이 이어지고 있다.
이란은 미국의 봉쇄가 협상 복귀를 이끌어내지 못할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호르무즈해협뿐 아니라 미국과 동맹국에 이익이 되는 다른 에너지 수송로도 차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사회에서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 입구인 바브엘만데브해협에서 선박 공격을 확대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7월 15일 현재 바브엘만데브해협이 새롭게 봉쇄됐다고 확인된 것은 아니다.
■유가 상승…한국 생활물가도 부담
호르무즈해협은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 수송량의 약 5분의 1이 지나는 핵심 항로다. 실제 원유 공급이 완전히 끊기지 않더라도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면 선박 보험료와 해상운임, 원유 가격이 함께 오를 수 있다.
7월 15일 국제시장에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85.72달러,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는 79.98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는 최근 일주일 동안 약 15% 올랐다. 시장에서는 에너지 시설이 실제 공격받거나 호르무즈해협의 통항 차질이 장기화되면 유가가 더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한국도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 국제유가와 운송비 상승은 일정한 시차를 두고 휘발유와 경유 가격에 반영되고, 항공료와 전기·가스요금, 식품과 공산품의 생산비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해협에 고립된 선원 약 6천 명
군사적 충돌의 직접적인 피해는 민간 선박과 선원들에게도 이어지고 있다. 국제해사기구는 호르무즈해협 주변에서 선박 수백 척과 선원 약 6천 명이 페르시아만에 고립돼 있다고 밝혔다. 중동 지역 전체에서는 선원과 항만 노동자, 해양시설 종사자 등 약 2만 명이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제해사기구는 상선에 대한 공격을 규탄하며 관련국에 최대한의 자제와 긴장 완화를 촉구했다. 국가 간 군사적 대립과 별개로 국제항로를 이용하는 민간 선박과 선원의 안전은 보장돼야 한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