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건설·조선·물류·농축산업 등 폭염에 직접 노출되는 노동자들의 건강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5년간 산업재해로 인정된 온열질환자 가운데 절반가량이 건설업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폭염으로 발생한 온열질환 산업재해자는 228명이다. 연도별로는 2021년 25명, 2022년 29명, 2023년 33명에서 2024년 70명, 2025년 71명으로 크게 늘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이 106명으로 전체의 46.5%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햇볕을 피하기 어려운 옥외작업과 철근·콘크리트 등에서 발생하는 복사열, 장시간 이어지는 육체노동이 위험을 키우는 요인이다. 제조업과 조선업, 물류·택배 현장도 환기가 어렵거나 뜨거운 시설과 장비 주변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아 폭염 취약업종으로 관리되고 있다.
■ ‘폭염 노동’ 문제
질병관리청의 분석에서도 온열질환 위험은 특정 국적보다 작업환경과 연령, 건강 상태, 사회경제적 여건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응급실에 신고된 온열질환자를 분석한 결과, 고령자와 기저질환자, 기초생활수급자, 외국인, 혼자 사는 사람은 온열질환이 입원이나 사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다른 요인을 보정한 뒤 외국인의 온열질환 중증화 승산비는 내국인 등 비해당 집단보다 1.48배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수치는 외국인이라는 국적 자체가 질병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뜻은 아니다.
외국인 노동자 중 상당수가 농업과 건설업, 제조업 등 고온에 노출되기 쉬운 현장에서 일하고 있고, 언어 장벽이나 불안정한 고용관계로 몸의 이상을 즉시 알리거나 작업을 중단하기 어려운 환경이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폭염 대책은 모든 고온 작업자를 대상으로 시행하되, 외국인에게는 모국어 교육과 의사소통 지원을 추가해야 한다.
■ 체감온도 33도 이상, 휴식은 의무
사업주는 체감온도 33도 이상의 폭염 작업장에서 노동자에게 2시간마다 20분 이상의 휴식을 제공해야 한다. 시원한 물과 냉방·통풍장치, 그늘진 휴게시설을 마련하고 작업에 적합한 보냉장구를 지급해야 한다.
이는 사업주가 선택적으로 제공하는 복지가 아니라 산업안전보건법령에 따른 의무다. 체감온도가 38도 이상으로 오르는 폭염중대경보 단계에서는 옥외작업 중단도 강하게 권고된다. 고용노동부는 올해 건설·조선·물류 등 폭염 취약사업장 1천 곳을 불시 감독하고, 예방수칙을 지키지 않은 사업장은 엄정하게 조치할 방침이다.
폭염은 작업장 밖에서도 이어진다. 비닐하우스나 축사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가 냉방시설이 부족한 가설건축물에서 생활한다면 일과 휴식 시간 모두 더위에 노출될 수 있다. 고용노동부 포항지청과 지방자치단체는 7월부터 농축산업 외국인 고용사업장의 작업환경뿐 아니라 숙소의 냉방·전기·소방시설까지 점검하고 있다. 예방수칙도 18개 언어로 제공한다.
■ 어지럽다면 즉시 작업 멈춰야
폭염중대경보 기준인 체감온도 38도에서는 전체 사망위험이 평상시보다 1.16배, 심혈관질환 사망위험은 1.14배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두통과 어지러움, 메스꺼움, 근육경련, 극심한 피로가 나타나면 즉시 작업을 멈추고 시원한 장소로 이동해야 한다. 의식이 흐려지거나 스스로 물을 마시지 못하면 곧바로 119에 신고해야 한다. 의식이 없는 사람에게 억지로 물을 먹이면 액체가 기도로 들어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