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유학생에게 적용해 온 체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꾼다. 학교가 재학을 확인해 주면 계속 머무를 수 있던 구조가 사라지고, 입국할 때 만료일이 정해진다.
미국 국토안보부(DHS)는 7월 17일 이민세관단속국(ICE)을 통해 연방관보에 최종규칙을 게재했다. F(유학)·J(교환방문)·I(외신) 체류자격에 적용되던 ‘체류기간(duration of status)’ 방식을 폐지하고 고정 기간을 부여하는 내용이다. 시행일은 9월 15일이다.
■ 입국기록에 만료일 찍혀
9월 15일 이후 입국하는 F-1 학생은 입국기록(I-94)에 만료일이 적혀 나온다. 4년 미만 과정은 프로그램 종료일에 30일을 더한 날, 4년을 넘는 과정은 프로그램 시작일로부터 4년에 30일을 더한 날이다. 졸업 후 현장실습(OPT) 중이면 고용허가서에 적힌 종료일 기준이다.
정해진 기간을 넘겨 머무르려면 미국시민권이민국(USCIS)에 체류연장을 직접 신청하고 생체정보를 제출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학교의 지정담당관이 입학허가서(I-20)를 연장해 주면 별도 절차 없이 학업을 이어갈 수 있었다.
F-1의 출국 유예기간은 60일에서 30일로 줄어든다. 프로그램 시작 30일 전부터 입국할 수 있는 규정은 그대로 유지되며, 입국 전 30일과 출국 30일은 4년 상한에 들어가지 않는다.
■ 하루만 넘겨도 불법체류
가장 무거운 변화는 따로 있다. 허가 기간이 만료되면 그 시점부터 불법체류가 곧바로 쌓이기 시작한다. 지금까지는 이민국이나 이민판사가 자격 위반을 인정한 다음 날부터 계산됐다.
만료 전에 연장을 신청하면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은 불법체류가 쌓이지 않는다. 결국 학생 개인이 만료일을 챙기지 못하면 곧바로 위험에 놓이는 구조다. 학교가 처리하던 절차가 학생 본인의 신청으로 넘어가면서 생기는 문제다.
■ 같은 수준 과정 재등록 금지
학업 경로에도 제한이 생긴다. 9월 15일 이후 학위과정을 마친 F-1 학생은 같은 수준이나 더 낮은 수준의 과정에 다시 등록할 수 없다. 미국 대학의 국제교육 실무자들은 이 조항이 사실상 평생 적용되는 제한으로 해석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이미 미국에 있는 사람은
9월 15일 시점에 자격을 유지하고 있는 F·J 소지자는 경과 규정을 적용받는다. I-94를 즉시 바꿀 필요 없이 기존 서류에 적힌 종료일까지 머무를 수 있되, 시행일로부터 4년을 넘길 수 없다.
주의할 대목은 출국이다. 미국을 떠났다가 9월 15일 이후 다시 들어오면 만료일이 적힌 I-94를 받게 되고, 그 시점에 경과 혜택은 사라진다.
■ 35년 만의 변경
체류기간 방식은 F 학생에게는 1991년부터, J 교환방문자에게는 1993년부터 적용돼 왔다. 국토안보부는 해당 체류자 수가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기존 방식으로는 자격 유지 여부를 관리하기 어렵다며, 감독과 제도 건전성, 국가안보를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미국 대학의 국제교육 담당자들을 대표하는 국제교육자협회(NAFSA)는 대학이 규정 준수 비용과 법적 위험, 등록 인원 감소, 학생 지도 부담을 함께 떠안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규칙은 의회 심사 대상인 ‘주요 규칙’으로 분류돼, 소송이나 심사 결과에 따라 시행일이 달라질 수 있다.
■ 한국은 반대 방향으로
한국 법무부는 지난 4월 외국인 유학생 비자제도 개선 협의회를 발족해 시간제 취업허가 개선과 구직(D-10) 체류자격 개편을 논의했고, 9월 최종보고회를 앞두고 있다. 지역 정주형 비자 체계도 검토 대상이다.
같은 시기에 미국은 유학생 관리를 조이고, 한국은 정착을 넓히는 쪽을 보고 있다. 유치 경쟁이라는 관점에서는 한국에 기회일 수 있다. 다만 미국이 관리 강화의 명분으로 든 것이 ‘제도 건전성’이라는 점은 한국도 함께 짚어야 할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