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외국인에게 발급한 비자 17만5천 건 이상을 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범죄뿐 아니라 비자 조건 위반과 이민제도 악용, 국가안보 위협 등을 이유로 비자를 취소하면서 미국의 외국인 입국·체류 관리가 한층 강화되고 있다.
미 국무부는 지난 10일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외국인 비자 17만5천 건 이상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비자 조건을 위반하거나 범죄를 저지른 경우, 미국인을 상대로 폭력을 선동한 경우, 미국인을 상대로 사기를 벌이거나 이민제도를 악용한 경우, 국가안보를 위협한 경우 등이 취소 대상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비자 취소 사유 가운데 상당수는 수사 기관과의 접촉 과정에서 확인됐다. 폭행과 음주운전, 절도, 마약 관련 범죄 등이 주요 사유였으며 난폭운전과 성범죄, 아동학대, 사기와 횡령 등도 포함됐다.
국무부는 중범죄 혐의를 받은 사례도 공개했다. 강간과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외국인과 납치·인신매매 혐의를 받은 외국인 등이 비자 취소 대상에 포함됐다.
미국에서 자녀를 출산해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게 하는 이른바 ‘출산 관광’도 단속 대상이 됐다. 북아프리카 지역의 한 미국 대사관에서는 출산을 주된 목적으로 미국을 방문한 것으로 판단된 부모들의 비자 100건 이상을 취소했다.
온라인상에서의 발언도 비자 취소로 이어졌다. 국무부는 지난해 9월 암살된 미국 보수 활동가 찰리 커크의 죽음을 축하하는 내용의 글을 올린 복수의 외국인에 대해서도 비자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의 비자 취소 규모는 올해 들어서도 계속 늘고 있다. 국무부는 지난 1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취소한 비자가 10만 건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는데, 약 7개월 만에 누적 규모가 17만5천 건 이상으로 증가했다.
비자 발급 단계의 심사도 강화됐다. 미국 정부는 비자 신청자의 소셜미디어 활동과 신원 등에 대한 심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미 비자를 발급받은 외국인도 체류 과정에서 비자 요건을 계속 충족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방식으로 관리가 강화되고 있다.
다만 비자 취소가 곧바로 추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비자 발급과 취소는 국무부가 담당하며, 미국 내 외국인의 실제 추방 절차는 국토안보부 등 이민당국이 담당한다.
미 국무부는 미국 비자는 권리가 아닌 특권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비자 조건을 위반하거나 미국의 공공안전과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되는 외국인에 대한 심사를 계속하겠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