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플랫폼이 8월 26일(현지시간) 미국 주정부들과의 청소년 소셜미디어 중독 소송을 합의로 끝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이용시간과 추천 알고리즘이 공적 합의문에 묶인 첫 사례다.
■ 127억은 확정, 53억 조건부
금액은 매체별 집계 방식에 따라 167억 달러에서 180억 달러로 엇갈려 보도됐다. 구조를 보면 이유가 설명된다.
메타는 입장문에서 약 180억 달러 규모의 지급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10년에 걸쳐 연차 분할된다. 이 가운데 70%인 약 127억 달러는 참여 주정부에 확정 지급된다. 나머지 30%인 약 53억 달러는 조건부다. 유튜브와 틱톡이 청소년 대상 1일 이용시간 제한과 야간 모드, 연령 확인 조치를 도입하고 각각 30%에 상응하는 금액을 낼 때만 풀린다. 절반은 유튜브 이행에, 절반은 틱톡 이행에 연동된다.
원화 환산액이 23조 원에서 25조 원 사이에서 갈리는 것도 같은 이유다. 메타는 3분기에 약 100억 달러의 법률 비용을 계상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 이용시간 제한과 야간 차단
합의문이 정한 조치는 금액보다 구체적이다.
18세 미만 이용자에게는 하루 이용시간 제한이 적용되고,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접속이 차단된다. 학기 중 평일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학교 모드’가 적용돼 개인 메시지를 뺀 알림이 멈춘다.
청소년 계정은 인공지능이 계속 콘텐츠를 미는 개인화 추천을 끄고 구독 계정의 게시물만 시간순으로 보는 비개인화 피드를 선택할 수 있다. 메타는 가입 때뿐 아니라 이용 중에도 90일마다 이 선택지를 안내해야 한다.
외모 비교를 자극하는 기능도 막힌다. 청소년 계정은 게시물의 ‘좋아요’ 등 반응 수를 기본적으로 볼 수 없다. 성형이나 과도한 화장 효과를 내는 필터도 제한된다. 계정은 기본 비공개로 설정되고, 모르는 성인이 청소년을 검색하거나 연락하는 경로도 차단된다.
이 소송에는 캘리포니아·콜로라도·켄터키·뉴저지 4개 주의 소비자보호법 위반 청구와, 29개 주가 제기한 아동온라인프라이버시보호법(COPPA) 위반 청구가 함께 걸려 있었다. 아동 개인정보를 부모 동의 없이 수집해 생성형 AI 학습에 썼다는 주장이 포함됐다. 합의는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법에 동의판결 형태로 제출됐고, CNBC는 같은 날 오후 이본 곤살레스 로저스 판사가 이를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스탠퍼드대 로스쿨 노라 프리먼 엥스트롬 교수는 미국 공영라디오(NPR)에 양측 모두 합의를 통해 얻은 것이 있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 잠금을 푸는 건 보호자다
여기까지가 미국의 이야기다. 이번 합의는 미국 주정부들과의 소송을 끝내는 것으로, 한국 이용자에게 같은 조치가 적용되는지는 별도로 확인돼야 한다.
그럼에도 이 합의를 한국의 이주배경 가정이 읽어야 할 이유가 있다. 제한을 푸는 권한이 전부 보호자에게 걸려 있기 때문이다.
이용시간 제한과 야간 차단은 부모 승인이 있어야 해제된다. 비개인화 피드는 기본값이 아니라 선택지다. 부모가 자녀 계정에 설정을 적용할 수도 있다. 이 체계가 작동하려면 보호자가 설정 화면에 들어가 무엇을 켜고 끌지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올해 이주배경학생은 21만838명이다. 이 가운데 상당수의 보호자는 한국어 설정 화면과 안내 문구를 1차 언어로 읽지 않는다.
보호 장치가 늘어난다는 것은, 그 장치를 다룰 수 없는 가정의 아이가 상대적으로 더 방치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메타는 경쟁 플랫폼도 같은 조치를 도입하라고 촉구했다. 유튜브와 틱톡이 응하면 53억 달러가 풀린다. 이행 여부는 두 회사의 선택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