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 금리 인상이 유력해졌다. 연준은 미국 현지시간 15~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금리를 결정한다. 금리 선물시장은 현재 연 3.50~3.75%인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가능성을 92.5%로 반영했다(15일 CME 페드워치 기준). 인상이 결정되면 2023년 7월 이후 약 3년 2개월 만이다. 결과는 한국시간 17일 오전 3시에 발표된다.
■일주일 만에 뒤집힌 전망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분위기는 달랐다. 로이터가 4~9일 월가 이코노미스트와 애널리스트 93명에게 물은 결과, 70%가 이번 회의에서 동결을 예상했다. 인상을 점친 쪽은 30%였다. 같은 날 선물시장이 반영한 인상 확률도 60.2%에 그쳤다.
흐름을 바꾼 것은 물가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8월 28일 잭슨홀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현재 정책 기조가 충분히 긴축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후 국제유가가 다시 뛰면서 인상 쪽으로 무게가 옮겨갔다.
월가 전망도 따라 움직였다. 골드만삭스는 12일 보고서에서 9월 전망을 동결에서 0.25%포인트 인상으로 바꿨다.
인상이 시장에 이미 크게 반영된 상황에서 동결하면 투자자들에게 예상 밖 충격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금리를 올려야 할 경제적 필요성 자체는 크지 않다며, 이번 한 번 이후 추가 긴축은 없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인용한 시카고대 부스경영대학원 설문에서는 응답자 51명 가운데 50명이 인상을 지지했다.
■미 국채 10년물 5% 넘어
채권시장은 먼저 긴축을 반영했다. 14일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장중 5.012%까지 올랐다. 5%를 넘은 것은 2023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국제유가 급등이 금리를 밀어 올린 데다 연준의 긴축 가능성까지 커지면서,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도 일제히 내렸다.
■환율은 왜 올랐나
원화도 약해졌다. 1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9.2원 오른 1368.6원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1372.9원까지 올랐다. 9일 1336.1원 이후 5거래일 연속 상승이다.
대외 요인은 달러 강세다. 중동 리스크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글로벌 달러가 강세를 보였다. 국제유가와 미 국채금리 상승, 연준의 인상 가능성이 겹쳐 위험자산을 피하려는 흐름도 강해졌다.
국내 요인은 외국인 자금이다. 외국인은 9일부터 16일까지 6거래일 연속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도했고, 누적 순매도액은 11조9460억 원에 이른다. 16일 하루에만 1조6808억 원을 팔았다. 주식을 판 외국인이 원화를 달러로 바꾸면 달러 수요가 늘어 환율이 오른다.
16일에는 이런 수급 요인이 더 크게 작용했다. 이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9.598로 오히려 소폭 내렸다. 달러 자체보다 원화 쪽 사정이 환율을 끌어올렸다는 뜻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외국인의 국내 증시 매도와 외국계 은행의 달러 매수 확대를 환율 상승의 주된 이유로 꼽았다.
환율을 누르는 힘도 있다. 올해 1~8월 반도체 수출은 2810억 달러로 1년 전보다 169.6% 늘었다. 수출로 들어온 달러가 시장에 풀리면서 환율의 급등을 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미 금리차 1%포인트로
한국은행은 8월 27일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올렸다. 7월에 이어 두 번 연속 인상이다. 연준이 이번에 금리를 올리면 한미 금리차는 1%포인트로 벌어진다.
■같은 100만 원, 보내는 달러는 줄었다
원화 약세는 국내에서 번 돈을 본국 가족에게 보내는 이주민에게 바로 영향을 준다. 시장 환율로 계산하면 원화 100만 원은 9일에는 약 748달러였지만 16일에는 약 731달러가 됐다. 일주일 새 약 18달러, 2.4%가 줄었다. 은행 수수료와 송금 환율 차이는 뺀 수치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이민자 체류실태 및 고용조사’에 따르면 해외의 가족이나 친척에게 송금하는 외국인은 39.1%다. 이 조사를 분석한 보도에 따르면 고용허가제(E-9) 노동자는 총소득의 56.5%를 해외로 보내, 전체 외국인 평균 25.5%의 두 배를 넘었다. 고용노동부 자료로 올해 7월 기준 국내 고용허가제 외국인 노동자는 28만7424명이다.
시장의 관심은 이번 인상 뒤로 옮겨가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경제 전망과 위원들의 금리 전망 점도표가 함께 나온다. 한 번에 그칠지, 추가 인상으로 이어질지에 따라 환율과 송금 부담의 방향도 달라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