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는 한미동맹을 부르짖으며, 동시에 중국시장에 올인하고 있다. 우리뿐만이 아니다. 모든 나라들이 미중 양국 사이에서 주판을 굴리며 실리를 찾는데 혈안이다. 그 뒤에 미국의 기묘한 중국 전략이 있다. 세상에 미국의 이중적 실리전략을 눈치 채지 못한 나라는 없다. 다만, 우물 안 국내 보수는 예외다. 그들은 낡은‘반공’과 녹슨‘반중국’의 수렁에서 허우적댄다. 미국이 걸어온 길 미국은 중국의 부상을 저지하는데 총력을 다 했으나 실패했다. 2020년 가을, 미국 대선은 사실상‘반중국’을 외치며 절규한 국민대회였다. 그러나 바이든 정부는 처음부터, 시장규모에서 중국의 추월을 알고 있었다 (제이크 셜리번 안보보좌관). 실질 시장규모에서, 중국은 이미 미국을 15~20% 추월한 상태다(2020, IMF). 이제 무역경쟁은 어렵다. 자칫 인플레를 부채질할 위험이 크다. 기술경쟁은 한참 불을 붙이는 중이다. 그러나 2030년 경, 핵심 기술분야도 중국이 미국을 추월할 것이다(하버드대, 그레이엄 엘리슨). 기후변화 대응도 주요국들이 중국의 자문을 받고 있다. 세계제국의 낭패인가? 위기인가? 바이든 정부의 중국 전략을 요약하면(바이든, 블링컨, 셜리번 종합) 첫째, 군사
중국 접근에 대해, 우리 한국과 미국은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우리가 한미동맹을 외치면서 중국시장에 올인하여 선진국에 진입했듯이, 미국도 ‘반중국’을 외치면서 중국시장을 활용하여 제국의 위용을 유지한다. 그렇게 중국 시장에 블랙홀처럼 빨려 들어가는 것이다. 새로운 변화의 흐름에 눈을 뜨자. 저기 깊은 수렁이 입을 쩍 벌리고 굴러 떨어지기를 기다린다. ............................................................................................................................................................... '중국이 발전한다고? 가짜다! 중국은 망할 수밖에 없다. 공산당인데....’ 서방은 오랫동안 이런 오만한 시각에 중독되어 있었다. 상대의 오만은 기회가 된다. 중국 지도부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개방을 선언한 지 40여 년, 이제 미국을 넘보는 경제대국으로 변모했다. 과거 홍군의 ‘대장정’을 방불케 한다. 그 특징은 군사력이 아닌 경제력으로 올라섰다는 데 있다. 다른 어느 제국들과도 다른 점이다. 중국의 힘은 인내에서 나온다.
........... ‘중국은 생산하고 미국은 소비한다. 두 나라가 마치 ‘차이메리카(중미국)’라는 한 국가처 럼 움직인다. ................ 이것은 ‘공포의 불균형’이다.’(니얼 퍼거슨) 일찍이 공급망이 중국 중심으로 움직이는 현상을 ‘공포’라고 지적한 니얼 퍼거슨은 하버드대학의 보수적인 역사학 교수다. 이런 미국의 공포에 공감하는 것인가? 우리 사회도 ‘친미-혐중’이 회오리친다. 대선에 이런 혐중 분위기에 편승하는 후보도 있다. ‘우리 국민과 젊은이들은 중국을 싫어한다’는 것이다. 부적절한 발언이다. 지금 이 시대는 실리 경쟁의 시대다. 우리가 직면한 현실을 보자. 지금 우리는 한편으로 한미동맹을 외치고, 또 한편으로 중국시장에 올인하는 중이다. 미중 갈등 속에 외줄타기 곡예에 진땀이 흐른다. ‘중국에 무슨 일이 생기면 미국에 붙어야지... 별 수 있어?’ 유감스럽게도, 우리사회에서 ‘혐중-친미’는 상식처럼 자리 잡았다. 많은 매스컴이나 SNS도 북을 친다. 으레 갈라치는 진영논리도 여기서는 구분이 없다. 이름난 언론사 기자들에게 ‘기사가 왜 그러냐?’고 물으면, ‘우리가 뭘 알아야지요’라는 반응이 나오기도 한다. 베이징에 특파된 기자들은 중
이글은 최근 회자되는 '종전선언' 논의에 '막무가내 반공'이 어떻게 작용하는가에 중점을 둔 것이다. 일찍이 미국의 국제정치학자 한스 모겐소는 한반도를 국제분쟁지역의 전형이라고 지적했다. '주변 세력의 균형 조건에 따라 한반도의 운명은 수시로 바뀐다.' 중국 총리 저우언라이도 일찍이 한반도에 대해 같은 견해를 보였다. 그들의 지적은 아직 미중시대가 도래하기 훨씬 이전의 얘기다. 천 년 전부터 내내 한반도는 국제분쟁의 전형이라는 것이다. 열강의 국제 분쟁에 내부 호응처럼 중요한 필수 조건은 없다. 미중경쟁이 회오리를 더해가는 와중에 ‘종전선언’이 제안되자, 야당(국힘당)과 함께 미국 일부에서는 맞장구를 치며 경기를 일으킨다. 그들은 외친다. ‘비핵화 먼저!’ 그들은 핵 전문가들이 말하는 ‘합리적인 비핵화’ 접근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하지만, 정치권력에는 눈을 반짝거린다. 그들에게 ‘적대적 분단’과 ‘반공’은 언제나 중요했다. 이승만 시대와 군사 독재 시대에 반공처럼 소중한 필수품은 없다. '북풍을 일으켜달라.'는 어이없는 방식으로 쌓아올린 기득권이다. '종전선언'의 걸림돌 중에 '막무가내 반공'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래서 무겁다. 중국의 북핵 태도를 보자. 그들
.......... 무기가 잘 팔려야 돈을 벌어 교회에 헌금도 할 수 있고, 그래야 교회도 은혜로 충만해지는 것이 현실이다(버나드 쇼)........... 버나드 쇼의 작품 ‘바아버라 소령’은 구세군의 열혈 신자인 딸과 군수산업가 아버지의 얘기다. 하지만, 무기가 팔리려면 전쟁이 필요하다. 쇼는 현대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파헤치는데 일생을 바친 작가이자 사상가였다. 영국 노동당 창설에도 기여했다. 서구 열강은 두 차례 대전을 겪고 나서야 ‘전쟁을 막는 기초는 상호 투자’라는 교훈을 얻었다(제5화). 미중화해는 무엇인가? 투자의 관점에서 보면, 그것은 중국이 경제를 발전시키는 동시에, 전쟁의 위협에서 벗어나는 첫걸음이었다. 중국의 오늘은 어떤가? 지난 2020년, 해외투자 유치 분야에서 중국은 처음으로 세계 1위를 차지하며 세계제국 미국을 눌렀다(월스트리트저널). 여기에 미중 투자는 3조 달러를 넘는다. 역사는 계속 새로워질 것이다. 경제발전과 평화, 두 마리 토끼가 바로 이 상호 투자에 들어있다.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의 군사적 긴장은 부록이다. 중국은 어떻게 이처럼 투자 왕국이 되었을까? 미중화해에 즈음하여, 중국은 서방 열강이 상호 투자로 자본주의 업그레이드에
오늘날 세계시장의 약 40%는 미중 양국의 차지다. 이에 비하면, 다른 열강들의 시장규모는 명함을 내밀기 어렵다. 그들은 군사적 긴장과 거대한 상호 투자로 현란한 실리게임을 벌인다. 살벌한 이중 게임이다. 이 게임의 역사적 배경을 따라가 보자. 거기에 제국주의 내부 전쟁인 세계대전이 있다. 우선, 프랑스부터... 시몬 드 보부아르는 프랑스의 작가이자 여성운동가였다. 장 폴 사르트르와는 평생 학문적 동지이자 계약 부부였다. 2차 대전이 끝난 후, 그녀는 아침마다 샹젤리제 거리를 따라 출근했다. 구수한 빵 냄새가 가득한 베이커리 앞을 지날 때면 그녀는 고개를 위로 들었다. 배고픔을 참기 위해 흐르는 눈물을 막아야 했던 것이다(보부아르 자서전). 이것이 파리 번화가에서 시민들이 직면한 전후의 처참한 현실이었다. 전쟁의 잔혹함은 눈물로 그치지 않았다. 프랑스는 승전국이었으나 패전국과 다름 없었다. 독일의 침략에 이어, 미 공군의 집중 폭격이 겹쳤다. 미 공군은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일환으로 프랑스의 교량과 철도, 도로를 집중적으로 폭파했다. 프랑스뿐 아니라 화려했던 유럽은 남김없이 황폐한 잿더미로 변했다. 제국주의는 좋은 것이 아니었다! 유럽 제국주의가 붕괴되자, 지
이 가을에 들어와, 미국 소비가 살아나는 조짐이 보인다(0.7%). 미 언론(WSJ)은 ‘영웅적이고 용감하다!’고 소리친다. 얼마나 가슴조리는 상황인지 짐작이 간다. JP모간도 ‘(유가 폭등이 있던)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상황보다 훨씬 좋다’고 북을 두드린다. 산더미 같은 부채와 5% 위로 무섭게 오르는 물가 속에서 나오는 안도의 한숨으로 들린다. 이처럼 일희일비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방만한 달러 풀기와 산더미 부채, 코로나19 방역 실패, 공급망 위축, 피할 수 없는 테이퍼링과 금리인상으로 사방이 어지럽다. 그러면서도 중국을 배제하고 판을 새로 짜겠다는 것이 바이든의 ‘때리기’ 전략이다. 오바마의 중국 포위 전략(Pivot to Asia)을 무색하게 한다. 제국의 위용이 흔들려서는 안 되는 것이다. 중국은 어떤가? 심각한 빈부격차와 산더미 부채로 몸살을 앓기는 미국과 비슷하다. 중국정부는 정공법을 택했다. ‘홍색 규제’다. 단계적으로 규제 범위를 확대 중이다. IT 기업들의 공룡화, 게임 중독과 사교육 광풍, 연예계 비리, 그리고 금융계 불법... 어수선하게 사는 모습이 여느 자본주의 국가와 다르지 않다. 그것을 잡아보겠다는 것, 지휘봉은 중국공산당이
‘한국 정부나 기업은 중국 리더들을 깊이 알지 못해요. 그들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합니다. 베이징과의 관계도 지금보다 훨씬 강화해야 합니다.’(존 손턴) 이처럼 일찍이 한국의 중국 전략에 아쉬움을 토로한 존 손턴(John thornton)은 현재 월스트리트에서 가장 핵심적인 중국통이다. 그는 지금 중국 정부와 월스트리트의 가교인 ‘미중 금융 라운드테이블’의 공동 의장으로 활동 중이다. 골드먼삭스 2인자(COO), 브루킹스 연구소 이사장, 그리고 중국 칭화대학 교수(2003) 등을 지냈다. 그는 지난 8월 중순부터 9월 말까지 6주간 베이징을 비밀리에 방문했다. 그리고 한정(韓正) 부총리와 벽에 부딪힌 미중관계를 협의했다. 중국정부는 그를 특별하게 맞았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외국 고위층이 중국의 수도 베이징에 초청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올해 기후특사로 두 차례 중국을 방문했던 존 케리(전 국무장관)도, 상하이와 톈진으로 갔었다. 손턴이 베이징에 체류하는 동안, 양국 간에 굵직한 일 두 가지가 성사되었다. 바이든과 시진핑의 통화, 그리고 화웨이 부회장 멍완저우의 석방이 그것이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극렬한 미중갈등을 감안하면 상당한 성과다. 현재, 미
나라 밖 우두머리와 나라 안 우두머리가 있다면, 그 나라가 제대로 돌아갈 수 있을까? 이런 얘기를 꺼내면서, 인간이 살만한 자유로운 공화국을 최초로 꿈꾼 인물은 프랑스의 장 자크 루소였다(인간불평등기원론). 미중 양국의 눈치를 살피는 오늘날 우리나라를 비롯한 수많은 나라의 처지를 연상케 한다. 추격하는 중국과 이를 막으려는 미국의 갈등, 이것이 지금 글로벌 화두이자 흐름이다. 양국 모두 우리에게 중대한 수출 시장이다. 최대 선진국 시장과 최대 개도권 시장! 그 중간에 있는 우리에게는 아주 절묘한 조합이다. 많은 나라들이 양대 시장을 동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우리 한국에게는 절대 기회다. 그것이 우리가 양국 관계를 두루 살피는 이유다. 무릇 재앙은 편협한 시각과 무지에서 비롯된다. 최근 아프간을 보자. 20년 점령 끝에 미군이 철수한다. 그 와중에 우리와 인연을 맺은 아프간인들 390명이 우리 한국으로 왔다. 우리는 지난 일들을 떠올리며 가슴을 쓸어 내렸다. 2차 대전을 몸소 체험한 프랑스 사상가 장 폴 사르트르는 ‘역사는 웃기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약소국 사람들은 웃지 못한다. 3천9백만 아프간 사람들의 90%는 하루 2달러 이하로 생계를 잇는 열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