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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3분 미중경제] 중러 양국이 미국에 대처하는 방식

오늘날 글로벌 문제들은 거의 모두 미중 경쟁과 얽혀 있으며, 우리 한국도 빠르게 그 한복판으로 들어가고 있다. 미중경쟁과 얽힌 우리의 상황을 보자.

 

- 우리 한국은 미중 양국의 기술 전쟁터가 되었다. 그들의 눈은 우리 반도체와 이차전지에 꽂혀 있다. 거기에 미 인플레감축법(IRA)이 서 있다.

 

- 미국은 한중 접근을 과도한 밀착 이라고 본다. 그러나 미국 자신은 노회한 양면전략으로 중국시장 접근에서 세계 선두에 있다.

 

- 우크라이나 전쟁에 한국의 무기공급설이 튀어 나오기 시작했다. 러시아가 펄쩍 뛴다.

 

- 부상하는 동아사아의 한국, 일본, 대만, 호주는, 사실상 중국경제와 동조한다. 미국이 동맹을 걸고 가장 경계하는 지역이다. 글로벌 격변에 대한 인식이 빈약하면 ‘장기판의 말’신세가 된다. 대외의 존도가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 한국에게 소중하지 않은 해외 시장은 없다. 미국-서방도, 중국-러시아도, 모두 중요하다.

 

그들 양측은 서로를 겨냥하면서도 실리를 챙기는데는 추호의 양보도 없다. 우리 한국도 실리를 위한 곡예는 불가피하다. 냉전시대가 그리운 사람들이 가상 '신냉전'을 내걸고 국가 보호주의에 집중한다.

 

미 백악관은, 중국의 부상을 돕는 날개들을 모조리 정리하는게 국가적 과제다. 동아시아 전략도, 우크라이나 전략도 초점은 중국 날개 정리다. 중국이 올라서면 ' 꿀단지 달러' 가 흔들리게 된다.

 

우리는 그동안, 세계에서 중국시장을 가장 잘 활용해온 나라다(대만 제외). 지난 30년 대중국 무역 흑자가 7천99억 달러에 달한다. 언제나 한중 협력에 경고를 날리던 미국은 한국의 반도체 산업 등을 미국으로 옮겨가는데 몰두한다. 정치는 엉망이지만, 생산 기술은 부럽다(우리의 전체 반도체 수출 중에서 중국으로 수출이 60%를 넘는다). 각설하고, 우리는 피 튀기는 실리 전략을 수행해야 하는 지점에서 있다.

 

미,‘금세기 유일한 도전자는 중국’

미국의 목표는 자나깨나 '중국압박' 이다. 우크라이나 침공 50여일이 지나자, 미 CIA 국장 윌리엄 번스는 미국의 전략 목표를 이렇게 공개했다.

 

‘중국은 이번 세기의 유일한 주요 지정학적 도전자다.’ 번스 국장은 미국의 21세기 최대 전략 목표가 중국임을 분명히 하고, 우크라이나 전략도 중러 협력을 차단하려는 압박 전략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중러 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어떻게 인식하는가? 첫째, 미국이‘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을 성공적으로 촉발했다고 본다. 미국과 서방이 부시와 고르바초프가 1989년 약속한 냉전종식 선언을 무시하고, NATO의 동진정책을 확장시키며 의도적으로 전쟁을 유도했다는 것이다.

 

미국의 전략은, 이 전쟁으로 러시아 국력을 소진시켜 중러 협력을 무력화하고, 앞으로 더욱 거세질 미중 경쟁에서 우위를 노리는 계산이라는 것이다.

 

둘째, 양국은 미국이 취할 다음 전략에 주의하고 있다. 지금은 대만 문제가 튀어 올라와 있지만, 미중 경제 협력을 감안할 때 한계가 있다는 시각이다. 그보다 중국은 돈바스 지역의 러시아계 문제를 심각하게 본다. 다음 전략이‘인종적 공격’으로 나타날 가능성을 유의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중국인권연구회는 보고서 '반아시아 인종차별 급증, 미국 인종차별 사회의 본질'을 발표했다(2022.4.15). 이 보고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핵심 쟁점인 돈바스 지역의 러시아계에 대한 인종 공격을 주목한다. 그리고 앵글로 색슨 백인 들의 편견을 주목한다.

 

미국 내에서 중국인 박해와 관련된 첫 역사적 사례는, 1840년대, 최초로 미국으로 이민 간 중국인 철도노동자들이 박해를 당한 사건이다. 그들 꾸리는 차별 대우 속에서도 근면과 검소로 대단한 호평을 받았으나, 경쟁을 의식한 백인들로부터 거친 공격과 학대를 받게 되었다.

 

이윽고 미 정부는 중국인 이민을 금지하는 인종차별적인 ‘중국인 배척법’을 제정했다. 이민 국가인 미국에서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이 일은 130년이 지난 2012년 미 의회가 공식으로 사과했다.

 

중국에 대한 서방의 기본적 인식과 태도에는 중국 경시의 흐름이 깔려 있다.‘중국은 손쉽고 방대한 시장이며, 서방의 말 잘 듣는 하청공장’이라는 환상은 지금도 남아있다. 이 인권 보고서는, 이런 역사적 경험과 더불어 최근 미국에서 벌어진 잇단 아시아인 공격 사건과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의 러시아계 학대 사건 등을 연계하여 관찰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인식이 중러 양국의 결속을 더욱 강하게 함은 물론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드러 나듯이, 미중러 3국의 관계 변화는 세계 질서 전반에 충격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들 3국은 두 차례 세계대전 이후, 기존 제국주의 세력들을 누르고 떠오른 나라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유일하고 영원한 세계 제국을 꿈 꾸는 미국에 중러 양국의 협력이 힘겨운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선명해지는 흐름은 ‘미중 경쟁과 중러 협력’이다.

 

 

한광수 

 

현재 (사)미래동아시아연구소를 운영하며 한중관계 연구와 실무에 종사하고 있다. 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학부 교수를 역임했다.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와 동대학원 경제학과를 거쳐  미국 밴더빌트 대학 박사과정 수학, 베이징대학교 경제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9년 해외경제연구소에서 중국 경제 연구를 시작하여 국제경제연구원, 산업연구원, 외무부 파견, 중국사회과학원 경제연구소 방문학자, 베이징대학교 베이징시장경제 연구소 연구원 등으로 일했다.

 

1991년부터 1996년까지 베이징에 주재하면서 주중한국대사관, 한국무역협회, SK, 한솔제지, 현대건설 등의 현지 고문으로 일했다.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중국 고문(2003~2010), 중국 프로그램 자문(1998~2007), KBS 객원해설위원, 동북아경제학회와 현대중국학회 고문, 비교경제학회 이사 등으로 활동했다.

 

주요 저서로 <미중관계의 변화와 한반도의 미래>, <중화경제권시대와 우리의 대응>, <중국의 잠재력과 우리의 대응>, <현대 중국의 이해>(공저) 등이 있다. 중요 논문으로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한중 교역협력구조의 변화>, <미중경제협력의 불안정성과 한국경제>, <중국 자본시장 개방의 특성>, <최근 미중 통상관계의 특성>, <중국 정치체제 및 외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