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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기획취재] 베트남 국제결혼 통계와 인식의 차이

총인구 대비 4.4%.. 늘어나는 외국인 주민

한국다문화뉴스 = 강성혁 기자 |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주민 수는 약 226만 명에 달한다. 이는 대한민국 총인구인 5169만2272명 대비 비율 4.4%로 역대 최고치이다. 그 중 60%는 서울, 경기, 인천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다.

 

외국인 주민의 대부분은 한국 국적을 가지지 않은 외국인 근로자와 외국국적동포, 결혼이민자 등 장기 체류 외국인이 175만2346명으로 가장 많다. 이는 2022년 대비 10만2379명이 늘어난 수로 6.2% 늘었다. 국적별로 살펴보면 한국계 중국 30.1%, 베트남 11.9%, 태국 9.3% 순이다.

 

전국 17개 시ㆍ도에서 모두 외국인주민 수가 증가했으며, 가장 큰 증가율을 보인 것은 대전과 강원으로 10.1% 증가했다. 전국 228개 시ㆍ군ㆍ구별로 살펴보면 광명, 영등포구, 용산 등 14곳을 제외한 214곳이 외국인 주민 수가 증가했다.

 

많은 언론에서 “한국 여성 국제 결혼 상대 1위가 베트남”이라는 보도를 냈으나 2023년 3월 29일 법무부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2023년 2월 결혼이민자 입국 현황은 총 13만 3905명 중 베트남인 6392명(여 5624명, 남 768명)이다. 법무부는 “결혼이민자 입국자 현황 통계는 2월에 처음 결혼이민 비자를 받고 입국한 사람들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결혼이민 자격으로 체류 중 출국했다가 해당 월(2월)에 다시 입국한 사람들을 포함한 숫자”라고 전했다.

 

이어 “입국자 통계에서 결혼이민 자격 남성 중 베트남인이 많다고 해서 국제결혼 1위라고 하는 것은 명백히 잘못된 통계 해석”이라고 지적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한국 남성과 베트남 여성의 혼인신고는 3,319건으로 초혼 2,250건, 재혼 1,069건이다. 같은 해 한국 여성과 베트남 남성 혼인 건수는 586건으로 초혼 30건 재혼은 556건이다. 한국인과 결혼한 외국인은 결혼이민(F-6)비자를 받고, 2년 이상 국내에 살면 영주권(F-5)로 변경 신청이 가능하다.

 

이혼한 외국인 여성이라도 영주권 신청이 가능하다. 만약 한국 남성과 결혼한 베트남 여성이 한국 국적을 취득한 뒤 이혼하고, 베트남 남성과 재혼하면 이 남성도 우리나라 국적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2020년 여성가족부가 국제결혼 중개업 현황을 조사한 결과, 국제결혼 커플의 만남부터 결혼식까지 소요된 기간은 5.7일이었다. 한국인 배우자가 지불한 평균 결혼 중개 수수료는 1372만 원이었으며, 외국인 배우자가 낸 수수료는 69만 원이다.

 

한국인 배우자의 연령은 40~50대가 81.9%로 대다수였으며, 외국인 배우자는 79.5%가 20대다. 사랑으로 맺어진 경우보단 친정에 매달 일정 금액을 보내주는 조건으로 농촌에 오는 매매혼이라 비판하는 의견도 있다. 친정에 경제적 원조를 하며 한국 국적 취득 후, 나이 차가 많이 나는 남편과 이혼해 베트남 청년과 결혼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주장처럼 일부 베트남 신부들은 국제결혼을 악용하기도 한다. 다른 베트남 예비 신부들은 국제 결혼 준비과정에서 어떤 준비과정을 겪고 어떻게 국제결혼을 생각하게 되었을까. 베트남 경제문화적 수도인 호치민은 대한민국에서 약 5시간 떨어진 곳에 있다.

 

베트남 5개 중앙직할시 중 하나인 호치민시의 행정구역은 22개의 행정구역으로 구분되어있으며, 그중 7군은 한국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Thảo Dương씨는 “한국 사람들이 호치민에 많이 거주하며 드라마, 음악 등 한류를 긍정적으로 보는 베트남 여성들이 많다”고 전한다. 이어 “주변 친구들도 한국 남자를 선호하며 좋은 가정을 꾸리기 위해 국제결혼을 결심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한국이 아닌 다른 국가의 남성과의 국제결혼에 대한 물음에는 “한류나 드라마 속 한국 남성들의 좋은 이미지가 한국 남성과 국제결혼을 결심하는데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메콩강 삼각주 최대 도시인 껀터시(Thành phố Cần Thơ)에 국제결혼을 위한 학원이 많이 있다. 학원은 한국의 문화와 언어에 대한 교육을 진행한다. 교육 과정은 3개월부터 6개월까지 다양하며, 교육과 시험 을 통해 수료증을 발급한다. 인근 도시에 거주하는 경우 교육을 위해 4~6명이 모여 기숙하고 교육을 이수 한다.

 

한 달에 발생하는 비용은 학원별로 다르나 큰 학원의 경우 80만 원으로 적지 않은 비용이다. 이들은 선배 결혼이민자의 경험을 듣고 결혼 후 한국 생활 준비를 한다. 가장 많이 들리는 걱정은 시댁과의 갈등과 경제적 자립이다. trương thủy rần씨는 “시월드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다. 좋은 가정을 꾸리기 위해 국제결혼을 하고자 결심했는데 한국 남성과 결혼할 때는 배우자 외에도 고려할 것이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시월드는 '시집살이', '시댁'을 나타내는 말이다.

 

이어 “먼저 한국으로 결혼한 친구는 시어머니와 싸워 이혼한 경우가 있다. 한국에서 일을 배우고자 했는데 자녀 양육과 집안일을 하라는 것이 주 갈등 원인이었다”고 덧붙였다.

 

결혼과 이혼은 통계로 나타나는 수치이다. 사랑과 갈등은 통계라는 양적 수치에서 질적 다양성을 살펴 보아야 한다. “살면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의 원인을 다른 문화에서만 찾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함께 노력 하고 맞춰가며 국적을 떠나 여성과 남성으로써 행복하게 살아가고 방법을 찾고 싶어요”라는 Thảo씨의 말은 늘어나는 외국인 주민을 바라보는 인식에 물음을 던진다. 우리는 ‘다르다’, ‘그럴 것이다’는 선입견 속에서 얼마나 자유로운지.

 

 

* 강성혁, 소해련 기자 dealyness@naver.com
* 본 기획물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