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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이주노동자와 건설현장, 캐나다에서 찾은 제도의 단면과 방향

 

한국다문화뉴스 = 강성혁, 김관섭, 소해련 기자 | 토론토 시청 앞 공사현장에서 만난 포르투갈계 노동자는 “건설 현장 대부분에 포르투갈계 이민자들이 있다. 이들의 숙련도와 협업 시스템이 작업 흐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포르투갈계 이민자들은 오랜 기간 토론토 건설업에 참여해 왔다. York University의 ‘City Builders’ 프로젝트는 1960년대 이후 포르투갈계 이민자들이 도시 건설의 주요 노동력으로 활동해 왔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커뮤니티 단위의 작업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2021년 캐나다 인구조사에 따르면, 토론토 전체 인구 중 약 3.7%가 포르투갈계이며, Davenport나 Little Portugal과 같은 지역에서는 20%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캐나다 인구조사에 따르면, 토론토 전체 인구 중 약 3.7%가 포르투갈계이며, Davenport나 Little Portugal과 같은 지역에서는 이 비율이 20%를 넘는다. 최근에는 인도계 이민자들도 현장에 대거 유입되며, 건설 노동 인력 구성이 다문화적으로 전환되는 추세다.

 

이러한 변화는 단지 현장 분위기의 문제가 아니다. BuildForce Canada에 따르면, 2025년 1월 기준 캐나다 건설업의 총 노동력은 전년 대비 약 8만6천 명(5.3%) 증가했고, 취업자는 6만1천 명(4.1%) 늘어났다. 이 기관은 2030년까지 약 25만 명의 건설 노동자가 은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공백을 메우기 위한 이민자 노동력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2023년 기준 온타리오주 건설업 종사자는 약 59만6천 명으로, 이는 주 전체 노동력의 7.5%에 해당한다. 토론토 경제권의 비중은 40.5%로 약 24만1천 명이 활동 중이다. 이 중 약 27%가 이민자 출신으로, 전체 산업 평균인 33%보다는 낮지만, 고기능 숙련직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수요를 메우기 위해 캐나다는 임시 외국인 노동자 프로그램(TFWP: Temporary Foreign Worker Program)을 운영하고 있으며, 2024년 한 해에만 16만 건 이상의 비자가 발급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대부분 특정 고용주에게만 일할 수 있는 폐쇄형 취업 허가(closed work permit) 방식으로 운영되며, 고용주 변경 시에는 별도의 허가 절차가 요구된다. 이러한 구조는 근로자가 부당한 처우를 받더라도 직장을 자유롭게 옮기기 어렵게 만든다.

 

이 제도는 단순한 행정 구조에 그치지 않고, 현장에서 사람을 어떻게 구하고 배치하는지에도 직접 연결된다. 한국에서는 기능공 팀장이나 인력사무소를 통해 일용직이 모집된다면, 캐나다는 유니온이라는 조직에 등록된 노동자들이 ‘디스패치 리스트’를 통해 순번과 자격에 따라 현장에 파견된다. 디스패치 리스트는 출근 대기 명단으로 이 명단이 곧 노동자의 출근 순서표 역할을 하며 노조가 일감을 분배하는 시스템이다.

 

현장 도로 설계를 담당자는 "캐나다에서는 노동자들이 유니온에 가입한 뒤, 자격에 따라 디스패치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다"며 "현장에 인력이 필요해지면 명단 위부터 차례로 연락이 가고, 적합한 사람이 파견되기 때문에 직접 노동자를 고용하는 게 아니라 유니온에 요청하면 적합한 노동자를 보내준다”고 개인이 아니라 노조가 고용의 흐름을 관리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BC주 건설노동조합연합은 향후 10년간 5만 명 이상의 추가 인력이 필요하다고 경고하면서, 현재의 제도가 숙련 노동시장 구조를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유엔 인권특별보고관 Tomoya Obokata도 2024년 7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TFWP를 "현대판 노예제의 온상(breeding ground for contemporary forms of slavery)"이라고 지적하며, 고용주 중심의 권력 불균형이 구조적으로 고착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보고서에는 채무노예, 임금 착취, 안전 미비 사례 등이 포함되어 있다.

 

TFWP 구조는 현장 내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일부 토론토 건설현장에서는 현지 출신 노동자들이 이민자 중심의 팀 구성 속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으며, 작업 방식, 언어, 장비 숙련도 차이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한국의 경우도 유사한 현상이 보고되고 있다. 아파트 현장에서 내국인 기능공이 외국인 중심의 작업반에서 소외감을 느꼈다는 사례가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캐나다 정부는 2025년 2월 토론토와 밴쿠버 등지에서 미등록 상태로 건설업에 종사해 온 약 6,000명의 이민자에게 합법 체류 자격과 영주권 신청 기회를 제공하는 정규화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대상은 일정 기간 이상 체류하며 납세 기록이 있는 이주노동자로 제한된다. 그러나 노동계와 시민단체는 이 조치가 실질적인 제도 개혁이 아닌 임시 대응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프로그램 대상이 제한적이며, 고용 종속 구조는 여전히 그대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캐나다의 관련 법령으로는 Employment Equity Act와 Immigration and Refugee Protection Act(IRPA)가 있으며, IRPA는 외국인 노동자 채용 시 고용주가 노동시장영향평가(LMIA)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해 내국인 우선 고용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법적 취지는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폐쇄형 취업 구조, 장시간 노동, 열악한 근무환경 등으로 인해 외국인 노동자의 권리 보장이 실질적으로 어려운 현실이 반복되고 있다.

 

이 구조에 대해 노동계는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왔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철강건설노조인 Ironworkers Local 97 소속 간부 Doug Parton은 Ontario Construction News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일자리는 외국 인력을 쓰기 전에 먼저 캐나다인에게 제공돼야 하며, 현재 프로그램은 노동자 안전과 공정성을 해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국 건설노조 연합체인 CBTU(Canada’s Building Trades Unions)의 CEO Sean Strickland도 “이 프로그램은 임금을 억누르고 외국인 노동자를 값싼 대체 인력으로 고착화시킨다”고 지적했다.

 

노동정책 관계자들도 제도적 통합과 사회 안전망 설계를 강조한다. 미시소가 지역구 하원의원인 Peter Fonseca는 “규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해 온 이민자에게 합법적 체류 기회를 부여하는 것은 노동자와 시장 모두를 보호하는 길”이라고 평가했다. Canadian Labour Congress 회장 Bea Bruske는 “신분이 없는 이민자 노동자들은 고용 불안과 권리 침해에 특히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고용주 단체인 CFIB(Canadian Federation of Independent Business)는 TFWP가 캐나다 노동시장 공백을 보완하는 '마지막 수단(last resort)'으로 기능한다고 평가했다. 2023년 발표된 CFIB 공식 성명에 따르면, 프로그램 참여자의 94%가 정부 기준을 준수하고 있으며, 고용주의 89%는 외국인 노동자 채용을 통해 사업 유지에 도움을 받았고, 70%는 기존 캐나다인 직원을 유지했으며, 44%는 내국인 고용 확대에 기여했다고 응답했다(CFIB, 2023). 또한 캐나다 고용·사회개발부(ESDC)가 2022년 발표한 프로그램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노동시장영향평가(LMIA)를 신청한 고용주의 77~82%가 실제로 캐나다인을 먼저 고용하려는 시도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적 대안도 제시되고 있다. 토론토대 이민정책센터(CERC)는 2025년 보고서에서 건설업 내 이민자 통합을 위한 자격 인증 제도 정비, 다문화 교육 강화, 고용주 인식 개선 등의 방안을 제안했다. Canada's Building Trades Unions(CBTU)도 외국인 노동자와 내국인 노동자가 함께 일할 수 있도록 직장 이동의 자유가 포함된 고용구조와 영주권 전환 제도의 병행을 강조했다. 단순 인력 대체가 아닌 구조적 통합을 위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러한 논의는 다문화 사회로 전환하는 한국 사회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 강성혁, 김관섭, 소해련 기자 sdjebo@naver.com
*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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