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14 (목)

  • 흐림동두천 29.3℃
  • 흐림강릉 30.6℃
  • 흐림서울 32.3℃
  • 구름많음대전 30.7℃
  • 구름조금대구 32.7℃
  • 구름많음울산 30.7℃
  • 구름조금광주 31.8℃
  • 맑음부산 32.0℃
  • 구름조금고창 32.7℃
  • 구름조금제주 31.6℃
  • 흐림강화 30.0℃
  • 흐림보은 29.2℃
  • 구름많음금산 31.4℃
  • 구름조금강진군 31.5℃
  • 맑음경주시 32.0℃
  • 맑음거제 31.0℃
기상청 제공

[기획취재] 이주노동자와 건설현장, 캐나다에서 찾은 제도의 단면과 방향

 

한국다문화뉴스 = 강성혁, 김관섭, 소해련 기자 | 토론토 시청 앞 공사현장에서 만난 포르투갈계 노동자는 “건설 현장 대부분에 포르투갈계 이민자들이 있다. 이들의 숙련도와 협업 시스템이 작업 흐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포르투갈계 이민자들은 오랜 기간 토론토 건설업에 참여해 왔다. York University의 ‘City Builders’ 프로젝트는 1960년대 이후 포르투갈계 이민자들이 도시 건설의 주요 노동력으로 활동해 왔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커뮤니티 단위의 작업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2021년 캐나다 인구조사에 따르면, 토론토 전체 인구 중 약 3.7%가 포르투갈계이며, Davenport나 Little Portugal과 같은 지역에서는 20%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캐나다 인구조사에 따르면, 토론토 전체 인구 중 약 3.7%가 포르투갈계이며, Davenport나 Little Portugal과 같은 지역에서는 이 비율이 20%를 넘는다. 최근에는 인도계 이민자들도 현장에 대거 유입되며, 건설 노동 인력 구성이 다문화적으로 전환되는 추세다.

 

이러한 변화는 단지 현장 분위기의 문제가 아니다. BuildForce Canada에 따르면, 2025년 1월 기준 캐나다 건설업의 총 노동력은 전년 대비 약 8만6천 명(5.3%) 증가했고, 취업자는 6만1천 명(4.1%) 늘어났다. 이 기관은 2030년까지 약 25만 명의 건설 노동자가 은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공백을 메우기 위한 이민자 노동력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2023년 기준 온타리오주 건설업 종사자는 약 59만6천 명으로, 이는 주 전체 노동력의 7.5%에 해당한다. 토론토 경제권의 비중은 40.5%로 약 24만1천 명이 활동 중이다. 이 중 약 27%가 이민자 출신으로, 전체 산업 평균인 33%보다는 낮지만, 고기능 숙련직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수요를 메우기 위해 캐나다는 임시 외국인 노동자 프로그램(TFWP: Temporary Foreign Worker Program)을 운영하고 있으며, 2024년 한 해에만 16만 건 이상의 비자가 발급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대부분 특정 고용주에게만 일할 수 있는 폐쇄형 취업 허가(closed work permit) 방식으로 운영되며, 고용주 변경 시에는 별도의 허가 절차가 요구된다. 이러한 구조는 근로자가 부당한 처우를 받더라도 직장을 자유롭게 옮기기 어렵게 만든다.

 

이 제도는 단순한 행정 구조에 그치지 않고, 현장에서 사람을 어떻게 구하고 배치하는지에도 직접 연결된다. 한국에서는 기능공 팀장이나 인력사무소를 통해 일용직이 모집된다면, 캐나다는 유니온이라는 조직에 등록된 노동자들이 ‘디스패치 리스트’를 통해 순번과 자격에 따라 현장에 파견된다. 디스패치 리스트는 출근 대기 명단으로 이 명단이 곧 노동자의 출근 순서표 역할을 하며 노조가 일감을 분배하는 시스템이다.

 

현장 도로 설계를 담당자는 "캐나다에서는 노동자들이 유니온에 가입한 뒤, 자격에 따라 디스패치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다"며 "현장에 인력이 필요해지면 명단 위부터 차례로 연락이 가고, 적합한 사람이 파견되기 때문에 직접 노동자를 고용하는 게 아니라 유니온에 요청하면 적합한 노동자를 보내준다”고 개인이 아니라 노조가 고용의 흐름을 관리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BC주 건설노동조합연합은 향후 10년간 5만 명 이상의 추가 인력이 필요하다고 경고하면서, 현재의 제도가 숙련 노동시장 구조를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유엔 인권특별보고관 Tomoya Obokata도 2024년 7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TFWP를 "현대판 노예제의 온상(breeding ground for contemporary forms of slavery)"이라고 지적하며, 고용주 중심의 권력 불균형이 구조적으로 고착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보고서에는 채무노예, 임금 착취, 안전 미비 사례 등이 포함되어 있다.

 

TFWP 구조는 현장 내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일부 토론토 건설현장에서는 현지 출신 노동자들이 이민자 중심의 팀 구성 속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으며, 작업 방식, 언어, 장비 숙련도 차이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한국의 경우도 유사한 현상이 보고되고 있다. 아파트 현장에서 내국인 기능공이 외국인 중심의 작업반에서 소외감을 느꼈다는 사례가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캐나다 정부는 2025년 2월 토론토와 밴쿠버 등지에서 미등록 상태로 건설업에 종사해 온 약 6,000명의 이민자에게 합법 체류 자격과 영주권 신청 기회를 제공하는 정규화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대상은 일정 기간 이상 체류하며 납세 기록이 있는 이주노동자로 제한된다. 그러나 노동계와 시민단체는 이 조치가 실질적인 제도 개혁이 아닌 임시 대응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프로그램 대상이 제한적이며, 고용 종속 구조는 여전히 그대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캐나다의 관련 법령으로는 Employment Equity Act와 Immigration and Refugee Protection Act(IRPA)가 있으며, IRPA는 외국인 노동자 채용 시 고용주가 노동시장영향평가(LMIA)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해 내국인 우선 고용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법적 취지는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폐쇄형 취업 구조, 장시간 노동, 열악한 근무환경 등으로 인해 외국인 노동자의 권리 보장이 실질적으로 어려운 현실이 반복되고 있다.

 

이 구조에 대해 노동계는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왔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철강건설노조인 Ironworkers Local 97 소속 간부 Doug Parton은 Ontario Construction News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일자리는 외국 인력을 쓰기 전에 먼저 캐나다인에게 제공돼야 하며, 현재 프로그램은 노동자 안전과 공정성을 해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국 건설노조 연합체인 CBTU(Canada’s Building Trades Unions)의 CEO Sean Strickland도 “이 프로그램은 임금을 억누르고 외국인 노동자를 값싼 대체 인력으로 고착화시킨다”고 지적했다.

 

노동정책 관계자들도 제도적 통합과 사회 안전망 설계를 강조한다. 미시소가 지역구 하원의원인 Peter Fonseca는 “규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해 온 이민자에게 합법적 체류 기회를 부여하는 것은 노동자와 시장 모두를 보호하는 길”이라고 평가했다. Canadian Labour Congress 회장 Bea Bruske는 “신분이 없는 이민자 노동자들은 고용 불안과 권리 침해에 특히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고용주 단체인 CFIB(Canadian Federation of Independent Business)는 TFWP가 캐나다 노동시장 공백을 보완하는 '마지막 수단(last resort)'으로 기능한다고 평가했다. 2023년 발표된 CFIB 공식 성명에 따르면, 프로그램 참여자의 94%가 정부 기준을 준수하고 있으며, 고용주의 89%는 외국인 노동자 채용을 통해 사업 유지에 도움을 받았고, 70%는 기존 캐나다인 직원을 유지했으며, 44%는 내국인 고용 확대에 기여했다고 응답했다(CFIB, 2023). 또한 캐나다 고용·사회개발부(ESDC)가 2022년 발표한 프로그램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노동시장영향평가(LMIA)를 신청한 고용주의 77~82%가 실제로 캐나다인을 먼저 고용하려는 시도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적 대안도 제시되고 있다. 토론토대 이민정책센터(CERC)는 2025년 보고서에서 건설업 내 이민자 통합을 위한 자격 인증 제도 정비, 다문화 교육 강화, 고용주 인식 개선 등의 방안을 제안했다. Canada's Building Trades Unions(CBTU)도 외국인 노동자와 내국인 노동자가 함께 일할 수 있도록 직장 이동의 자유가 포함된 고용구조와 영주권 전환 제도의 병행을 강조했다. 단순 인력 대체가 아닌 구조적 통합을 위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러한 논의는 다문화 사회로 전환하는 한국 사회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 강성혁, 김관섭, 소해련 기자 sdjebo@naver.com
*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배너


배너
닫기

커뮤니티 베스트

더보기

배너

기관 소식

더보기

이천시가족센터, 8월 센터 소식 및 프로그램 안내

다양함을 통합으로 디자인하는 가족 복지 전문기관, 이천시가족센터(센터장 박명호)는 다양한 가족을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 다문화가족 자녀어발달지원사업 이천시에 거주중인 만 12세이하 다문화자녀를 대상으로 이천시가족센터는 다문화가족 자녀 언어발달지원사업 대상자를 모집하고 있다. 외국인가족, 북한이탈주민도 지원이 가능하며 △언어평가 △언어발달교육 △부모상담 및 교육 △사후관리를 제공 한다. 프로그램은 이천시가족센터 내 언어 발달교실에서 진행할 예정이며, 신청은 센터를 방문하거나 전화(070-4176 5151)로 하면 된다. 관련 문의는 전화 (070-4866-0204)로 하면 된다. ■ 언어발달지원사업, 같이 피치 8월 23일(토) 오전 10시 30분부터 12시까지 대월면 칠성농원에서 ‘같이 피치’ 복숭아 체험 프로그램이 열린다. 대상은 이천시가족센터 언어발달지원 사업 참여자이며, 현재 수업 중인 아버지와 함께하는 2인 구성의 가족이 1순위로 선정된다. 참가자는 복숭아 수확 체험과 복숭아 빙수 만들기를 함께 즐길 수 있다. 장소 이동은 자차로 진행되며, 신청은 홍보지에 안내된 QR코드 또는 신청 링크를 통해 가능하다. ■ 이중언어체험 프로그램, '달콤한 복

성남시가족센터, 생애주기별 부모교육 ‘여름방학특집 초등자녀 진로탐색 프로그램’ 진행

성남시가족센터는 2025년 8월 12일(화) 성남시가족센터 교육실3에서 성남시 거주 초등학생(8~13세) 과 부모를 대상으로 생애주기별 부모교육 ‘여름방학특집 초등자녀 진로탐색 프로그램: 범죄과학수사관 직업체험’을 진행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여름방학을 맞아 부모와 자녀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체험 중심 진로탐색 교육으로 구성됐다. 체험 내용은 실제 CSI 활동을 기반으로 한 ▲지문 채취 ▲감식 도구 활용 ▲수사 시나리오 분석 등으로, 초등학생 눈높이에 맞춘 직업 체험이 이뤄졌다. 참여자들은 프로그램 종료 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 학부모는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어 좋았다”고 밝혔으며, 또 다른 참여자는 “아이에게 좋은 경험 제공해주어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성남시가족센터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초등기 자녀의 진로 탐색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부모와 자녀 간의 유대감도 강화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관련 문의는 성남시가족센터 가족지원팀 전화(031 755-9327, 내선 1번)로 하면 된다.

성남시가족센터, ‘글로벌 전통놀이 지도사’ 양성과정 수료자 대상 취업 연계 지원

성남시가족센터(센터장 송문영)는 ‘세계 전통놀이 지도사 양성과정’ 을 수료한 결혼이민자들을 대상으로 취업 연계 활동을 본격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교육과정은 다양한 국가의 전통놀이 교수법을 중심으로 전문 강사 양성을 목적으로 구성되었으며, 수료생들은 향후 지역 내 초등학교 방과 후 강사, 공공도서관, 문화센터, 지역 축제 등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강사 활동 기반을 다졌다. 결혼이민자들은 각자의 문화적 배경을 살려 전통놀이를 소개하고 지도 함으로써, 아동과 청소년에게 다양한 문화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자연스럽게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스마트폰·태블릿 등 디지털 기기 사용이 증가하는 환경 속에서 전통놀이는 아동의 신체 활동과 상호작용을 촉진하며, 놀이를 통한 정서적 안정과 공동체 의식 함양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또한, 어르신 대상 프로그램으로 확대할 경우 치매 예방 등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된다. 성남시가족센터는 향후 수료생들의 취업 기회를 확대하고, 전통놀이 강사의 활동 무대를 넓히기 위해 지역 내 다양한 기관 및 행사와 협력할 방침이다. 세계 전통놀이 강사 파견을 희망하는 관내 기관은 성남시가족센터 가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