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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초고인플레이션 벗어났지만 경제 불안은 여전

물가 둔화 속에서도 리라 약세·고금리로 구조적 불안 지속

튀르키예(터키)의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나 하향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경제 전반의 불안정성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터키 통계청(TÜİK)이 발표한 2025년 10월 소비자물가상승률(CPI)은 전년 대비 32.87%로 집계됐다.

 

2025년 9월의 33.29%보다 소폭 하락한 수치이지만, 여전히 높은 물가 수준이다. 2024년 5월에는 CPI가 75.45%까지 치솟았고, 2022년 10월에는 85.51%를 기록하며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겪었다.

 

튀르키예의 물가 급등은 단기간의 충격이 아니라, 2021~2022년 사이의 비정상적 통화정책에서 비롯됐다. 당시 정부는 금리를 내리면 물가가 안정될 것이라는 비정통 경제이론을 내세웠고, 기준금리를 19%에서 8.5%까지 빠르게 낮췄다.

 

그러나 금리 인하는 외국 자본 이탈을 불러왔고, 리라화 가치는 급락했다. 수입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은 튀르키예 경제 특성상 환율 하락은 곧 바로 수입물가 폭등으로 이어졌고, 식품·에너지·주거비가 연쇄적으로 상승하며 초고인 플레이션이 발생했다.

 

경제 상황이 악화되자 중앙은행(CBRT)은 2023년 이후 통화정책을 급격히 긴축으로 전환했다. 기준금리는 2024년 3월 50% 까지 인상된 뒤, 물가 상승률이 둔화되자 2024년 12월 45%, 2025년 2월 42.5%로 조정됐다.

 

가장 최근인 2025년 10월 23일 기준금리는 39.5%로 결정됐다. 인플레이션 보다 높은 고금리를 유지하며 수요 억제와 통화 안정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환율 불안은 물가 안정의 발목을 잡는 핵심 변수다.

 

2023년 5월 1달러당 19~20리라였던 환율은 2024년 평균 32.8리라로 상승했고, 2025년 11월 말에는 약 42.47리라로 뛰었다. 리라화 가치는 2년 만에 절반 가까이 약해졌고, 이는 수입 식품·에너지·중 간재 가격을 끌어올리며 가계 부담을 확대 하고 있다.

 

높은 물가와 환율 변동성은 튀르키예 국민의 생활에도 큰 손실을 남겼다. 식품 가격은 전체 물가 상승률보다 더 큰 폭으로 올랐고, 도시 지역의 주거비는 일부 지역에서 2년 사이 두 배 이상 상승했다.

 

중산층과 청년층의 실질소득은 감소했고, 소비 여력은 크게 위축됐다. 기업 또한 에너지 비용 증가와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경영 부담이 커졌고, 특히 중소기업 도산율 상승이 두드러졌다. 물가 상승 속도는 둔화됐지만, 튀르키예 경제의 구조적 위험요인은 여전히 남아 있다.

 

지속적인 리라 약세, 외국인 투자 감소, 수입 의존 산업 구조, 경상수지 적자 등은 경제 회복을 더디게 만드는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물가가 30%대로 떨어진 것이 ‘안정’으로 보기에는 부족하며, 환율 안정과 통화정책의 일관성, 산업 구조 개선 없이 장기 회복은 어렵다고 보고 있다.

 

튀르키예는 초고인플레이션이라는 급박한 위기로부터 한 발 벗어났지만, 경제 체질 개선과 통화 신뢰 회복이라는 숙제를 여전히 안고 있다. 물가 하락은 시작에 불과하며, 환 율·금리·재정 여건이 안정될 때까지 경제 불안정성은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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