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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중보건’을 이유로 망명 문턱 다시 높여

감염병 대응 명분 속에 드러난 국가의 선택, 난민 보호는 어디까지 허용되나

미국이 공중보건을 이유로 망명 접근을 제한할 수 있는 제도를 공식 발효했다.

 

감염병 확산 등 비상 상황을 이유로 난민 심사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한 이번 조치는 미국이 앞으로 난민 보호와 국가 안전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하려는지를 보여준다.

 

미 국토안보부(DHS)와 법무부(DOJ)는 2025년 12월 31일부터 ‘공중보건 위험 (public health risk)’을 미국의 안보 판단 요소로 포함 하는 규정을 시행했다.

 

이 조치는 연방관보에 공식 게재됐으며, 미국 이민국(USCIS)도 같은 내용을 안내했다.

 

이번 규정은 ‘Security Bars and Processing’ 체계의 일부다. 감염병 등 공중보건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경우, 이를 근거로 망명 (asylum)이나 강제송환 금지 (withholding of removal) 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미국 정부는 이를 “공중보건 위기에 대비한 제도적 장치”라고 설명한다. 형식상 새로운 제도를 도입한 것은 아니다.

 

이번 조치는 2020년 트럼프 행정부 시절 도입됐던 관련 규정의 효력을 정리하고, 그 발효 시점을 확정한 성격에 가깝다.

 

다만 그 동안 유예돼 있던 조항이 실제로 효력을 갖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는 작지 않다. 미국 정부는 이 조치가 자동적인 망명 차단을 의미 하지는 않는 다고 선을 긋고 있다.

 

공중보건 비상사태가 선포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즉각적인 변화가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제도가 작동할 수 있는 법적 틀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향후 위기 상황에서는 국가의 재량이 크게 확대 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언론들은 이번 조치가 코로나19 시기 시행됐던 ‘타이틀 42’와 구조적으로 닮아 있다고 지적한다. 당시에도 공중보건을 근거로 국경에서의 입국을 광범위하게 차단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규정은 즉각적인 추방을 허용했던 과거 조치와 달리, 법적 판단 절차 안에 편입됐다는 점에서 차이 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려는 남는다. 공중보건이라는 개념이 국가 안보의 일부로 제도화될 경우, 향후 위기 상황에서 난민 보호 원칙이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감염병과 이주를 연결하는 담론이 반복될 경우, 보호의 대상이 통제의 대상으로 전환되는 경로가 고착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이번 2025년 12월 발효 조치 자체에 대해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다.

 

다만 과거 미국의 유사한 제도 개편 과정에서, 공중보건을 이유로 한 포괄적 입국 제한이 국제 난민 보호 원칙과 충 돌할 수 있다는 우려를 여러 차례 제기한 바 있다.

 

이번 조치는 미국만의 문제 가 아니다. 감염병과 안보, 이주 정책이 맞물리는 국면은 이미 여러 국가에서 반복되 고 있다. 한국 역시 코로나19를 거치며 입국 제한과 체류 관리라는 현실적 문제를 경험 했다.

 

앞으로 또 다른 위기가 닥쳤을 때, 국가가 어디까지를 보호로 보고 어디부터를 통제로 규정할 것인지는 더 이상 추상적인 질문으로 다가 오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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