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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단속에서 체류 불확실성으로

 

미국의 이민 정책이 강한 단속에서 불안정한 체류라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미네소타에서 발생한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의 총격 사건은 단속 방식과 책임 문제를 둘러싼 전국적 논쟁으로 확산됐고, 하버드대학교를 둘러싼 외국인 유학생 비자 갈등은 합법 체류자조차 제도적 불확실성에 놓일 수 있음을 보여줬다. 서로 다른 영역의 사건처럼 보이지만, 두 사안은 미국 사회가 ‘누가 머물 수 있는가’라는 기준을 다시 쓰고 있음을 공통으로 드러낸다.

 

2026년 1월 7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ICE 요원이 차량에 탑승한 37세 여성 르네 니콜 굿(Renee Nicole Good)을 사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 직후 미 법무부는 형사 민권 수사(criminal civil rights investigation)를 개시할 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고, 연방수사국(FBI)이 일반 형사 차원의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AP통신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법무부 민권국은 이번 사건 수사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됐다.

 

사건의 여파는 연방 정부 내부와 주정부로 빠르게 번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네소타와 일리노이 주정부는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연방 이민단속 요원의 대규모 증파를 막아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에는 단속 요원의 신원 표시 의무화, 바디캠 착용, 얼굴 가림 금지 등 단속 방식에 대한 제한 요구가 포함됐다. 단속의 필요성 자체보다 집행 과정의 정당성과 투명성을 문제 삼은 것이다.

 

연방 내부의 균열도 드러났다. 로이터는 미 법무부 민권국과 미네소타 연방검찰청 소속 검사·변호사 가운데 최소 두 자릿수 인원이 이번 사건의 처리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사직 또는 퇴직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강경한 단속 기조는 유지되지만, 그 집행을 둘러싼 법적·윤리적 정당성은 오히려 더 큰 부담으로 떠오른 셈이다.

 

같은 시기, 미국의 체류 정책은 대학가에서도 논란을 불러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2025년 하버드대학교가 외국인 학생을 등록·관리할 수 있는 자격을 박탈하는 조치를 추진했다. 이에 대해 하버드는 연방 정부의 조치가 학문적 자율성과 절차적 정당성을 침해한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연방법원은 해당 조치의 효력을 일시 중단했다. 이후 미 국무부는 법원 결정에 따라 하버드 관련 학생·교환 비자 처리 절차를 재개하도록 지시했다.

 

이 사안은 외국인 유학생의 ‘전면 추방’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체류 자격이 행정·사법 갈등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대학의 인증과 학생 비자 제도가 정치적 판단과 법정 다툼에 휘말리면서, 합법 체류자조차 신분 안정성을 장담하기 어려운 환경이 형성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지표에서도 이러한 불안정성은 확인된다. 국제교육연구소(IIE)가 발표한 ‘2025년 가을 학기(Fall 2025) 스냅샷’에 따르면, 미국 대학의 신규 국제학생 등록은 전년 대비 17% 감소했다. 조사에 응답한 대학의 57%가 신규 유학생 감소를 보고했으며, 전체 국제학생 수는 1% 줄어드는 데 그쳤지만 신규 유입이 눈에 띄게 위축된 점이 특징으로 꼽혔다. IIE는 비자 심사 강화와 체류 환경의 불확실성이 유학생 선택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학술적으로 보면, 이는 이민 통제의 방식이 물리적 단속에서 행정적 배제와 불확실성 관리로 확장되는 흐름으로 해석할 수 있다. 현장에서는 단속 권한이 강화되고, 제도에서는 체류 자격과 인증이 정치·법적 분쟁의 대상이 되면서 개인은 장기 계획을 세우기 어려워진다. 미네소타 총격 사건이 단속의 방식을 둘러싼 정당성 논쟁을 불러왔다면, 하버드 사안은 체류의 안정성이 언제든 흔들릴 수 있음을 보여줬다.

 

미국은 여전히 세계 최대의 유학생 유치국이자 이민 노동시장의 중심 국가다. 그러나 최근의 변화는 미국 사회가 ‘불법과 합법’의 경계를 넘어, 환영받는 체류와 불확실한 체류를 구분하는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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