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국영 철도공사(SNCF)가 고속철도 TGV에 어린이 동반을 제한하는 프리미엄 좌석 구역을 도입하면서, 공공공간에서의 ‘노키즈존’ 논쟁이 유럽에서도 다시 불붙고 있다. 저출산 문제가 사회적 핵심 의제가 된 상황에서, 공공 서비스에서 아동을 배제하는 정책이 어떤 신호를 주는지를 둘러싼 논쟁이다.
SNCF는 최근 파리–리옹 노선 일부 열차에 정숙성과 프라이버시를 강조한 프리미엄 구역을 신설하며, 어린이 동반이 제한되는 좌석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기업 고객과 장거리 출장 수요를 겨냥한 상품으로, 시간 변경 유연성, 라운지 이용, 기내식 제공 등을 포함한 서비스다. 논란이 커지자 SNCF는 홍보 문구가 과했다며 수정했지만, 해당 좌석은 전체 공급의 일부에 불과하고 고객 요구에 따른 상품이라는 입장은 유지했다.
프랑스 정치권 반응은 빠르게 나왔다. 여야 의원들은 공공성이 강한 교통 서비스에서 아동을 배제하는 방식이 사회적 메시지를 잘못 줄 수 있다고 지적했고, 일부에서는 아동 출입 금지를 제한하는 입법 논의까지 언급됐다. 이 논쟁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프랑스가 최근 자연 인구 감소 국면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저출산 대응이 국가 정책의 핵심이 된 시점에서, ‘아이 없는 공간’이 정책 방향과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현상은 한국과도 구조가 닮아 있다. 한국에서도 일부 식당·카페·시설이 노키즈존을 운영하면서 영업 자유와 차별 논쟁, 그리고 저출산 시대의 사회적 신호 문제가 함께 제기돼 왔다. 공공 공간에서의 갈등은 단순히 아이 존재 자체보다, 안전 문제와 시설 관리 부담, 분쟁 책임에 대한 우려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부모 입장에서는 공공장소에서 환영받지 못한다는 경험이 누적될수록 출산과 양육에 대한 사회적 지지가 약해진다고 느낄 수 있다.
국제적으로는 이 문제를 전면 금지나 전면 허용의 방식으로 해결하기보다, 공간 기능을 분리하는 방향이 늘고 있다. 가족 동반 구역과 정숙 구역을 동시에 운영하거나 이용 규칙을 명확히 하는 방식이다. 공공서비스에서 포용성과 이용 편의가 충돌할 때, 갈등의 초점을 ‘아이 배제’가 아니라 ‘서비스 설계’로 옮기려는 흐름이다.
결국 프랑스 철도 논쟁은 특정 국가의 사례라기보다, 저출산 시대에 공공공간이 어떤 기준으로 운영돼야 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가깝다. 아이의 존재를 둘러싼 갈등이 아니라, 사회가 가족을 어떻게 수용할 것인지에 대한 제도 설계 문제가 국제적으로 공통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